샤워기와 싸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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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샤워기의 물줄기를 얼굴에 그냥 맞을 때가 있다.
 
평소엔 거의 하지 않지만, 괜시리 답답한 날, 괜시리 갑갑함이 죄여오는 날은 한번씩 그래본다.
 
숨 쉬기가 조금 힘들지만, 어느 순간 그 마저도 적응하여 물줄기와 싸우는 형국이 되어 버린다.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하다가 어느 순간 나의 한번 손놀림에 녀석은 맥없이 사라진다.
 
승리감을 맛보지는 않는다. 우쭐해 할 일도 아니다.
 
그냥 우리의 승부를 다음으로 미루었을 뿐,
 
끊임없는 대결의 연속에 잠시 쉼표를 찍어 두었을 뿐이다.
 
 
살아감도 마찬가지,
 
삶의 도전에, 사람과의 관계에, 사회의 시험에 갑갑하고 답답하여 막막할 때가 생긴다.
 
그래도 어느 순간 해결책이 나와서 단박에 끝내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진정한 끝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 오해. 때로는 교만.
 
끝은 시작, 시작은 또 다른 시작.
 
 
나의 지금도, 당신의 지금도,
 
우리는 매일 시작을 하고, 끝을 맺고, 잠시 쉬어가며 다시 또 시작, 끝, 시작, 끝...
 
이 끊임없는 과제들 속에 그래도 함께하는 이가 있어서 좋다.
 
당신의 손을 보며 내가 손을 내밀고,
 
나의 손을 보며 당신이 손을 내밈에 좋다.
 
이대로, 그냥 홀로 외로운 1이기보다 서로를 위해 1/2씩 나눈 2/2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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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향한 편지, 쓰고나니 느낌이 좋다. 함께함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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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16 14:56 2010/12/16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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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크몬드 2011/02/06 23:43

    언젠가는 꿈이 현실이 되는 그 날이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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